GPT 2.0, GPT 2.5 때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간단한 질문에도 멍청하게 대답하던 우리의 LLM이 불과 3~4년만에 나보다 훨씬 더 코드를 잘 짠다. 내가 배울 것이 한참 많은 형님이 되었다. 나도 요즘엔 회사에서 내가 직접 코드를 짜는 경우가 거의 없다. AI한테 계획 짜게 하고 계획 검토하고 코드를 짜게 한다. 코드도 사실 기존 코드가 이상하지만 않으면 웬만하면 잘 짠다. 기존 코드가 이상하면 얘도 코드가 산으로 가는 건 있는 거 같다.
지금의 Coding Agent 서비스들의 수준은 3년차 개발자를 데리고 일 하는 거 같다. 그냥 정말 하라는대로만 하거나 또 너무 풀어주면 자기 하고 싶은대로 다 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일반적인 개발에서는 정말 많이 수월해진 거 같다. 하버드 대학교의 Matthew Schwartz 교수님은 Claude를 가지고 2년은 걸렸을 논문을 2주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정말 놀라운 일인 것은 사실이다. 그것도 한 달에 20만원이 안 되는 금액으로 거의 하루종일 괴롭힐 수 있으니 사람보다 훨씬 싸고 덜 스트레스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열광할만하다.
다만 100% 의존하는 건 개인적으로 지양하려고 한다. 1년 넘게 코딩 AI를 사용해보면서 날이 갈수록 실력이 늘어서 점점 덜 신경 쓰게 되는 건 맞지만, 결과만 보면서 내부 구현을 AI한테 일임하기에는 특히 회사 일에서는 책임 소재 때문이라도 내가 코드를 다 검토를 해야 하는 건 여전하다. 그래서 사실 LinkedIn에서 n개의 에이전트를 병렬로 개발한다는 글을 볼 때마다 어떻게 하시는 거지… 궁금하긴 하면서도 그게 정말 괜찮은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일단 나는 싱글 쓰레드 마냥 하나의 세션을 시작해서 마무리하고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는 프로세스를 따라가보려고 한다. 이렇게 해도 기존에 내가 코드 일일이 작성하는 것보다는 2배는 빠르니까, 작업 속도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AI와 함께 코드를 짜니 긍정적인 것은 어떤 기능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일단 해볼까?”하는 마인드셋으로 바뀐 게 가장 좋다. 나의 게으름, 막막함을 설령 AI가 이상하게 짠다고 한들 틀을 만들어 주는 것 자체가 가능성이 있다라는 전제를 깔고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서 이 점은 맘에 든다. 때로는 만들어준 코드가 너무 이상하면 “아, 기존 코드가 너무 별론가” 이런 생각도 하게 되고, 여튼 이런저런 실험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 했던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
웃프게도 개발 자체가 쉬워지면서 솔직히 일은 더 하는 거 같다. 그냥 하고 싶었던 걸 시키고 확인하는 뇌를 덜 쓰는 작업을 해서 그런가? 일을 더 몰입해서 하는 거 같다. 공부도 더 하게 되고 말이다. AI가 계속해서 발전하면 개발자가 아예 필요 없는 세상이 올까 싶긴 하지만 일단은 내가 적극적인 사용자가 되어서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